창가에 놓인 화분을 보며 "이거 그냥 보기만 할 게 아니라 요리에도 써먹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런 생각에서 시작해 바질 한두 모종을 사다가 어느새 베란다를 허브 정글로 만들어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허브는 향과 맛을 더하는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어 단순한 관상용 식물을 넘어선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허브는 고온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에서 자라는 종류가 많아, 충분히 햇빛을 쬐어 준다면 남향 창가에서도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바질, 정말 키우기 쉬울까?
바질을 처음 키울 때 가장 놀랐던 건 번식력이었습니다. 줄기를 잘라 물에 담가두면 며칠 만에 뿌리가 내리는데, 이걸 흙에 옮겨 심으면 또 하나의 화분이 완성됩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처음에 두 개였던 화분을 열 개 가까이 늘렸던 적이 있습니다.
바질은 광합성 효율이 높은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햇빛이 잘 드는 환경에서 빠르게 성장하는데요. 따뜻한 온도(20~25도)와 하루 6시간 이상의 직사광선을 선호하기 때문에 남향 창가가 적합한 환경입니다(출처: 농촌진흥청).

순치기는 바질을 키울 때 중요한 과정입니다. 제일 위의 새순을 잘라내는 건데, 제가 직접 해보니 자를 때마다 대부분 옆으로 두 개씩 새 가지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하면 잎을 수확하면서도 계속 풍성하게 키울 수 있죠.
다만 꽃대가 올라오는 시기는 주의해야 합니다. 식물이 꽃과 씨앗을 만드는 단계에서는 영양분을 그쪽으로 집중시키게 되어, 잎을 잘 성장시키지 못합니다. 솔직히 하얗고 작은 바질 꽃은 보기에 예쁘지만, 잎 수확이 목적이라면 꽃대를 바로 잘라주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일부는 꽃을 피워 씨앗까지 받아냈고, 나머지는 꽃대를 제거하며 잎을 수확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바질 활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 신선한 잎을 갈아 마늘, 올리브오일, 파마산 치즈와 섞어 바질페스토 만들기
- 토마토 소스나 파스타에 잎을 잘게 뜯어 향 첨가
- 잎을 건조시켜 가루로 만들어 파스타나 리조또에 활용
저는 수확량이 많아 다 쓰기 어려울 때 잎을 말려 가루를 내 밀폐용기에 보관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몇 달은 거뜬히 쓸 수 있습니다.
로즈마리는 향만 내는 용도일까?
로즈마리를 처음 키울 때는 "이게 정말 자라긴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느렸습니다. 로즈마리의 뾰족한 바늘 모양 잎은 증발을 줄이기 위해 진화된 모양인데, 이런 모양 덕분에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견디지만, 반대로 과습에는 약합니다.
제 경험상 로즈마리는 물 주기를 실패해서 죽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흙 표면이 완전히 말랐다고 해도, 안쪽은 젖어 있기 때문에 2~3일 더 기다렸다가 물을 주는 게 안전합니다. 뿌리가 썩기 시작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로즈마리는 주로 향신료로 활용됩니다. 스테이크를 굽기 전 마리네이드 단계에서 로즈마리를 넣으면 고기의 누린내를 잡고 허브향을 입힐 수 있습니다. 저는 바질처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로즈마리 잎을 떼어내 말린 후 통에 모아뒀다가 양식 요리할 때마다 뿌려 사용했습니다. 생각보다 향이 강해 조금만 사용해도 충분했습니다.
민트는 정말 번식력이 강할까?
"민트는 키우지 말고 죽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합니다. 실제로 제가 키워본 결과 이건 과장이 아닙니다. 물에 담가두면 뿌리가 금방 자라 나와서 수경재배로도 키울 수 있습니다.
민트는 대체로 세 종류가 가정에서 많이 재배됩니다. 애플민트는 달콤하고 상큼한 향이 특징이며 모히또 같은 칵테일에 사용됩니다. 스피아민트는 부드럽고 시원한 향으로 음료나 디저트에 적합하고, 페퍼민트는 멘톨 성분이 풍부해 시원한 느낌이 강합니다. 차로 우려 마시면 머리를 맑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민트를 키울 때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땅 위 줄기뿐 아니라 아래 줄기로도 빠르게 번식
- 적정 온도 범위가 넓어 15~25도에서 모두 재배 가능
- 반음지에서도 자라지만 향은 일조량에 비례해 강해짐
민트는 땅 속에서 줄기가 뻗어나가 이를 통해 새롭게 번식을 할 수 있는 식물입니다. 따라서 다른 식물과 함께 심으면 공간을 빠르게 차지하기 때문에 하나의 화분에서 따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병해충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진딧물이나 응애 같은 해충이 자주 발생하는데, 식용으로 키우는 만큼 강한 화학 살충제를 쓰기 애매합니다. 제 경험상 물로 씻어내거나 천적을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더군요. 예방이 최선이라 통풍을 잘 시키고 밀집되지 않게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사는 집이 북향이라 현재는 허브를 키우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언젠가 남향집으로 이사하면 제일 먼저 바질부터 다시 키워볼 생각입니다. 허브를 키우는 것은 단순히 식물을 키우는 것을 넘어 직접 수확해 요리에 활용하는 즐거움까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햇빛과 적절히 물 관리를 한다면 초보자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홈가드닝 분야입니다. 관상용 식물에서 한 걸음 나아가고 싶다면 허브부터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